들판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신 하나님 아버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감사의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햇볕과 비바람을 견디게 하시고, 마침내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주신 은혜를 찬양합니다. 땀 흘린 농부들의 손에 열매를 안겨 주시고, 저희 식탁마다 일용할 양식을 채워 주셨습니다. 둥근 보름달 아래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주셨음도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실이 저희 힘이 아니라 주님의 선물임을 고백합니다. 봄에 뿌린 씨앗이 자라 열매 맺기까지 해와 비를 때에 맞게 내려 주신 주님의 신실하심을 찬양합니다. 거둔 것을 이웃과 나누는 넉넉한 마음도 함께 주옵소서. 가을 하늘처럼 맑은 마음으로 주님을 예배하게 하옵소서.
주님, 풍성함 속에서 오히려 감사를 잊은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이미 받은 것을 세어 보지 못했습니다. 가족에게 받은 사랑은 당연하게 여기고, 섭섭한 일만 오래 기억했습니다. 가까운 이웃이 굶주리고 외로운데도 내 곳간만 채우려 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열매 맺지 못한 저희 삶을 돌아보며 주님의 긍휼을 구합니다. 결실 앞에서 내 수고만 자랑했던 교만도 용서하여 주옵소서. 열매만 바라고 뿌리를 돌보지 않았던 저희의 신앙도 돌아봅니다. 주님 앞에 다시 감사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옵소서.
이 나라에도 공의와 평화의 열매가 맺히게 하옵소서. 지도자들이 백성의 형편을 살피며 바르게 다스리게 하시고, 서로 다른 생각이 대화와 존중으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수해와 가뭄으로 한 해 농사를 잃은 농민들에게 위로와 회복을 주옵소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주민들과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 거리에서 명절을 맞는 이웃들을 품어 주옵소서. 교회가 먼저 나누어 그들의 식탁도 넉넉하게 하옵소서. 일자리를 잃은 근심 속에 명절을 맞는 가장들과,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정직하게 일한 이들이 그 땀의 열매를 정당하게 거두는 사회가 되게 하옵소서. 농어촌을 지키는 작은 교회들에게도 풍성한 위로를 주옵소서.
고향을 오가는 길 위의 모든 이들을 지켜 주옵소서. 오랜 시간 운전하는 이들에게 맑은 정신을 주시고, 기차와 버스와 비행기를 타는 이들의 길도 안전하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도로와 병원과 일터를 지키는 이들에게 힘을 주옵소서. 오랜만에 고향 교회를 찾는 성도들이 그곳 교회와 함께 예배드리는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사고와 질병 없이 모두 무사히 돌아오게 하옵소서.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 주님의 평화가 넘치게 하옵소서. 저희를 낳고 기르신 부모님과 삶의 터전을 물려주신 조상들을 생각하며, 그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감사드리게 하옵소서. 조상을 기억하는 마음이 우상을 섬기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가 되게 하옵소서. 음식을 차리고 손님을 맞는 수고를 온 가족이 함께 나누어, 누구에게도 명절이 무거운 짐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아직 주님을 모르는 가족에게 따뜻한 섬김으로 복음을 보여 주게 하옵소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서로의 수고를 알아주고 따뜻한 말로 위로하게 하옵소서. 지난 명절의 서운함이 남아 있다면 이번에는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해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감사의 열매를 맺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명절 동안 흩어지는 성도들이 어디에 있든지 주님과 동행하게 하시고, 병중에 있는 성도들은 영육간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명절에 더 쓸쓸한 성도들을 교우들이 먼저 찾아가 함께 밥상을 나누게 하옵소서. 한 해 동안 교회를 위해 수고한 일꾼들에게 주님께서 넉넉히 갚아 주옵소서. 남은 한 해도 감사와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게 하옵소서.
고향을 떠나 먼 땅에서 명절을 맞는 선교사님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그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이 때가 되어 풍성한 열매로 거두어지게 하옵소서. 다음 세대가 송편을 빚고 이야기를 나누는 명절의 정을 배우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믿음도 함께 물려받게 하옵소서. 가을을 맞아 공부와 진로로 씨름하는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지혜를 주옵소서. 그들의 수고도 때가 되면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말씀을 전하실 담임목사님에게 능력을 더하여 주시고, 선포되는 말씀이 저희 삶에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감사로 드리는 이 예배를 받으시고 영광 받아 주옵소서. 말씀 앞에서 저희가 무엇을 거두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옵소서. 성가대의 찬양과 온 성도의 감사가 향기로운 예물이 되게 하옵소서.
저희 삶의 참된 추수를 이루어 가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