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도문 작성 가이드
마지막 수정: 2026-10-11
대표기도는 예배에 모인 회중이 함께 드리는 공동의 기도를 앞장서 인도하는 일입니다. 내 개인 기도를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의 성도들이 마음속으로 "아멘" 할 수 있게 기도를 이끄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표기도를 '회중기도'나 '기도 인도'라고 부르는 교회도 늘고 있습니다.[1] 이 가이드는 주일성수의 기도문을 쓸 때 지키는 기준을 그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직접 쓰실 때도, 사이트의 기도문을 고쳐 쓰실 때도 참고하세요.
1. 기본 순서
교단과 교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대표기도는 아래 흐름을 따릅니다. 성경은 공적인 기도에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담으라고 가르치고[4], 장로교 예배의 고전적 지침인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도 설교 전 기도에 죄의 고백과 용서의 간구, 교회와 위정자와 목회자를 위한 기도, 말씀을 전하고 듣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담도록 안내합니다.[3] 순서를 기억해 두면 원고 없이도 기도의 뼈대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 부르는 말 — "하나님 아버지,"로 시작합니다. 그날의 절기나 주제에 맞는 수식어를 하나 붙이면 좋습니다. 예: "추수의 기쁨을 허락하신 하나님 아버지," / "어둠 속에 빛으로 오시는 하나님,". 한 줄로 짧게 씁니다.
- 찬양과 감사 — 예배의 자리로 불러 주신 은혜, 지난 한 주(한 달) 지켜 주신 일, 계절과 절기의 의미를 감사합니다.
- 회개 — "저희"의 죄를 고백합니다. 남을 지적하는 회개가 아니라 회중 모두가 함께 고개 숙일 수 있는 고백이어야 합니다.
- 간구(중보) — 아래 6번의 기도 대상을 따라 교회, 목회자, 성도의 형편, 다음 세대, 나라와 사회, 선교를 위해 기도합니다.
- 예배와 말씀을 위한 기도 — 설교하실 목사님, 찬양대, 예배를 섬기는 손길, 말씀을 듣는 회중을 위해 기도합니다.
- 맺음말 —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또는 "…기도하옵나이다. 아멘."으로 마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하라는 말씀을 따른 것입니다.[7] 지금 드리는 기도이므로 "기도드렸습니다"(과거형)보다 "기도드립니다"가 맞습니다.[2]
2. 예배·모임별 분량과 강조점
소리 내어 읽으면 1분에 약 430자(공백 제외)를 읽습니다. 이 수치와 아래 분량은 주일성수이 기도문을 실제로 소리 내어 읽어 잰 기준(870자 ≈ 2분)이며, 교회마다 정한 시간이 있다면 그것을 따르세요. 원고를 쓴 뒤 글자 수로 시간을 가늠해 보세요. 대표기도가 길어지면 예배 전체가 늘어지고, 너무 짧으면 회중의 기도 제목을 다 담지 못합니다.
| 자리 | 분량 | 강조점 |
|---|---|---|
| 주일 오전예배 | 약 3~4분 1,300~1,700자 | 순서 전체(감사·회개·간구·말씀)를 고르게 담습니다. 절기와 그 주의 교회 행사를 반영합니다. |
| 주일 오후·저녁예배 | 약 2~3분 | 오전 예배의 은혜를 이어 가며 한 주의 삶을 맡깁니다. |
| 수요예배 | 약 3~4분 | 주중에 지친 성도, 말씀 강해, 남은 한 주를 위해 기도합니다. |
| 금요기도회 | 약 3~4분 | 회개와 성령의 임재, 치유와 문제 해결, 가정과 직장을 위한 간구를 좀 더 뜨겁게 드립니다. |
| 특별새벽기도회 | 약 4분 | 날마다 교회의 공동기도제목 전체를 담고, 기간의 처음·중간·마지막에 맞는 흐름만 달리합니다. |
| 절기 예배(성탄·송구영신 등) | 약 3~4분 | 절기의 의미를 앞쪽에 분명히 두고, 간구는 조금 줄여도 됩니다. |
| 헌신예배·임직·창립·결혼 | 약 3~4분 | 그 예배의 주인공(기관·임직자·신랑 신부)을 중심에 둡니다. |
| 소모임 월례회 | 약 1~2분 | 회원들의 형편과 그 달의 사업, 모임의 교제를 위해 기도합니다. |
| 위원회·부서 회의 | 약 1~2분 | 맡은 일의 목적, 회의의 지혜와 화합, 섬기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 장례(임종·입관·발인·하관) | 약 1분~1분 30초 | 유족의 위로와 부활의 소망. 짧고 차분하게 드립니다. |
3. 호칭과 바꿔 쓰는 곳
- 담임목사님 — 교회에서 실제로 부르는 호칭으로 바꿉니다. 주일 대표기도에서 담임목사님을 위한 기도는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여러 번 반복하면 듣는 이에게 아첨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 우리 교회 — 교회 이름을 넣어도 되고 "우리 교회"로 두어도 됩니다.
- 성도를 부르는 말 — 기도하는 사람도 회중과 같은 자리에 서 있으므로 "우리 성도님들이"처럼 회중을 높이지 않고 "저희가"라고 합니다.[2] "주의 백성", "교회의 권속들"도 쓸 수 있습니다.
- 하나님을 부르는 말 — "주님",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당신"은 우리말에서 하나님께 쓰는 높임말이 될 수 없고, "주여, 하나님 아버지시여"처럼 존칭 뒤에 '-여/-시여'를 붙이는 것도 바른 어법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2]
- "축복하여 주옵소서" 대신 — 축복은 '복을 빈다'는 뜻이므로,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는 "복을 주옵소서", "복되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드립니다.[2]
- 개인 이름 — 환우나 유족의 이름은 당사자와 가족이 원할 때만 부릅니다. 병명이나 사정을 자세히 말하지 않습니다.
4. 좋은 대표기도의 표현
- 쉬운 우리말로 — 어려운 한자어와 옛 말투보다 오늘의 성도가 바로 알아듣는 말이 좋습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말에는 회중이 "아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6] "~하옵소서", "~하여 주옵소서" 정도의 높임이면 충분합니다.
- 문장은 짧게 — 한 문장에 한 가지 기도만 담습니다. 숨을 쉬지 않고 읽어야 하는 긴 문장은 회중이 따라오지 못합니다.
- 구체적으로 — "모든 성도에게 복을 주옵소서"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성도, 일자리를 찾는 청년, 홀로 지내는 어르신"처럼 얼굴이 떠오르게 씁니다.
- 때를 담아 — 계절, 절기, 교회 행사, 사회의 큰일(수능, 재난, 선거 등)을 한두 문장 넣으면 그날만의 기도가 됩니다.
- 말씀을 인용할 때 — 길게 외워 읽기보다 "목자 되신 주님"처럼 말씀의 뜻을 짧게 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5. 피해야 할 것
- 설교하는 기도, 보이려는 기도 — 회중을 가르치거나 훈계하는 문장("~해야 할 줄 믿습니다")이 많아지면 기도가 아니라 연설이 됩니다. 사람에게 보이려는 기도를 경계하신 말씀을 기억하세요.[5]
- 특정인·특정 의견을 겨냥하는 기도 — 교회 안의 갈등, 정치적 입장, 특정 인물을 비판하는 내용은 넣지 않습니다. 나라를 위한 기도는 정파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 약한 이웃을 위해 드립니다.
- 보고와 광고 — 행사 일정이나 실적을 나열하지 않습니다. 행사는 "은혜 가운데 마치게 하옵소서" 정도로 맡깁니다.
- 같은 말의 반복 — "주여", "아버지", "하옵시고"가 문장마다 반복되지 않게 합니다. 말을 많이 해야 들으신다고 생각하는 중언부언을 경계하신 말씀이 있습니다.[5]
- 지나친 길이 — 정해진 시간을 넘기지 않습니다. 넘칠 때는 간구 가운데 한두 가지를 덜어 냅니다.
6. 간구에 담을 기도 대상
모든 대상을 매번 길게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절기와 교회 사정에 따라 두세 가지를 중심에 두고 나머지는 짧게 담습니다.
- 교회 — 예배의 회복, 성도의 하나 됨, 교회 사업과 행사, 새가족
- 목회자와 섬기는 이들 — 담임목사님과 교역자, 장로·권사·집사 등 직분자, 교사와 찬양대
- 성도의 형편 — 환우, 낙심한 이, 경제적 어려움, 일터와 가정, 수험생과 취업 준비생
- 다음 세대 — 교회학교, 청소년과 청년, 자녀들의 신앙 전수
- 나라와 사회 — 위정자(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말씀[4]), 경제와 일자리, 재난 피해자, 남북의 평화, 소외된 이웃
- 선교 — 파송·협력 선교사와 가족, 선교지 교회, 박해받는 성도
7. 준비와 낭독 요령
- 일주일 전에 쓰기 시작합니다. 교회 주보와 광고에서 그 주의 행사와 기도 제목을 확인합니다.
- 소리 내어 읽으며 시간을 잽니다. 걸리는 문장은 짧게 고칩니다.
- 큰 글씨로 인쇄합니다. 강단 조명이 어두울 수 있으니 14~16pt 이상이 좋습니다. 이 사이트의 기도문은 '인쇄' 버튼으로 강단용 큰 글씨 원고를 뽑을 수 있습니다.
- 천천히, 또박또박 읽습니다. 긴장하면 빨라집니다. 문장 끝마다 한 박자 쉬면 회중이 "아멘"으로 따라옵니다.
- 원고를 읽어도 괜찮습니다. 외워서 하는 기도가 더 은혜로운 것은 아닙니다. 마음을 담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도 전에 먼저 기도합니다. 회중의 기도를 이끄는 자리이니, 준비하는 동안 그 성도들을 위해 먼저 기도하세요.
8. 마지막 점검표
- □ 부르는 말과 맺음말("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 아멘.")이 있는가
- □ 감사 · 회개 · 간구 · 말씀을 위한 기도가 모두 들어 있는가
- □ 정해진 시간 안에 읽히는가 (1분 ≈ 430자)
- □ 담임목사님 호칭과 교회 이름을 바꾸었는가
- □ "당신", "축복하여 주옵소서", "기도드렸습니다" 같은 표현은 없는가
- □ 그 주의 절기·행사·계절이 한두 문장 들어 있는가
- □ 특정인을 겨냥하거나 정치적으로 치우친 문장은 없는가
- □ 숨차게 긴 문장, 같은 말의 반복은 없는가
- □ 개인 이름과 사정은 당사자의 동의를 받았는가
9. 근거와 참고 자료
아래 자료를 참고해 정리했습니다. 교단과 교회마다 예배 전통이 다르므로, 섬기는 교회의 예배 지침이나 담임목사님의 안내가 있다면 그것을 먼저 따르세요. 성경 본문은 대한성서공회 개역개정판으로 연결됩니다.
- 조영민, 「[교회 알듯말듯] 대표기도, 한국교회에만 있다고요?」, 국민일보 — 대표기도의 유래와 '회중기도·기도 인도'라는 명칭. 기사 보기
- 「모르고 쓰는 용어, 하나님 영광 가린다」, 교회와신앙, 2013. 6. 7. — 김세광 교수(서울신학대 예배학)의 기도 용어 개선안('당신', '축복하여 주옵소서', '주여·아버지시여', '우리 성도들이', '기도드렸습니다'). 기사 보기
- 웨스트민스터 총회, 『공예배 모범』(The Directory for the Publick Worship of God, 1645) 중 「설교 전 공기도」(Of Publick Prayer before the Sermon). 원문(영어) 보기
- 디모데전서 2장 1~2절 —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 본문 보기
- 마태복음 6장 5~7절 — 사람에게 보이려는 기도와 중언부언에 대한 경계. 본문 보기
- 고린도전서 14장 16절 — 알아듣지 못하는 말에는 "아멘" 할 수 없음. 본문 보기
- 요한복음 14장 13~14절 —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하는 기도. 본문 보기
분량(1분 ≈ 430자)과 예배별 시간, 담임목사님 호칭을 한 번만 쓰는 것, 개인 이름을 부를 때의 동의 같은 항목은 외부 자료가 아니라 주일성수이 기도문을 쓰며 정한 편집 기준입니다.
바로 쓸 기도문이 필요하시면 이번 주일 대표기도문이나 달력에서 날짜별로 찾아보세요. 장례·결혼·헌신예배·회의 기도는 상황별 기도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