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은혜로 저희를 구원하신 하나님 아버지,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주님 앞에 모였습니다. 오백여 년 전 말씀을 다시 교회의 중심에 세운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하며, 그 은혜가 오늘 저희에게까지 흘러왔음을 감사합니다. 구원이 저희의 공로가 아니라 오직 은혜로, 오직 믿음으로 주어졌다는 복음을 다시 붙듭니다. 성경을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된 그 역사가 오늘 저희 손에 들린 이 성경책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 지난 한 주도 저희를 지키시고 오늘 이 자리까지 인도하신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주님, 개혁된 교회의 후손이라 하면서도 저희는 개혁되지 않은 채 살았습니다. 말씀보다 전통과 습관을 앞세웠고, 은혜를 말하면서 행위로 사람을 판단했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되기보다 세상의 방식을 닮아 가는 것을 보고도 침묵했습니다. 저희를 용서하시고, 날마다 말씀 앞에서 새로워지는 교회와 성도가 되게 하옵소서.
이 땅의 교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한국 교회가 세상 앞에 다시 신뢰를 얻게 하시고,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서로를 돌아보게 하옵소서.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권력보다 양심을 따르게 하시고, 가을걷이를 마친 농어민과 추워지는 날씨를 걱정하는 이웃들을 돌보아 주옵소서. 믿음 때문에 고난받는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을 지켜 주옵소서.
저희 가정이 말씀 위에 세워지게 하옵소서. 부모가 먼저 성경을 펴는 모습을 자녀가 보게 하시고, 가정의 작은 결정에도 말씀의 기준이 있게 하옵소서.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정직하게 살게 하옵소서. 자녀들이 성경을 읽는 모습을 기뻐하는 부모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 가게 하옵소서. 말씀이 강단과 교실과 가정에서 바르게 가르쳐지게 하시고, 다음 세대가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자라게 하옵소서.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을 준비하는 교회의 손길에 감사가 넘치게 하시고, 병상에 있는 성도들을 영육간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오늘 말씀을 전하실 담임목사님께 종교개혁자들에게 주셨던 담대함을 주옵소서. 선포되는 말씀이 사람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저희를 변화시키게 하시고, 저희가 그 말씀 앞에서 다시 개혁되게 하옵소서. 찬양하는 성가대와 예배를 섬기는 이들을 축복하시고, 이 예배로 주님 홀로 영광 받으옵소서.
교회의 유일한 머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