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저희 곁을 떠나지 않으신 하나님 아버지,
해가 기울어 가는 시간에 저희를 다시 예배의 자리로 모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침에 마음에 새긴 말씀을 품고 점심을 나누며 교우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오후 내내 부서와 모임에서 섬긴 손길들이 지치지 않도록 붙들어 주셨습니다. 단풍이 짙어지는 저녁에 하루를 정리하며 찬양으로 주님을 높이게 하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쌀쌀해진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형제자매의 인사를 나누게 하신 것도 작은 선물이었습니다. 아침 예배에서 흘린 눈물과 결심을 주님께서 기억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주님, 설교를 들을 때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예배당 문을 나서면 금세 잊어버리는 저희입니다. 오늘 받은 깨달음이 저녁이 오기 전에 벌써 흐려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오랜 습관을 끊어 주옵소서. 작은 순종 하나라도 이번 주에 꼭 실천하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말씀을 남에게 적용하며 판단하던 버릇도 내려놓게 하옵소서. 들은 말씀이 먼저 저희 자신을 고치는 칼이 되게 하옵소서. 성경을 펴는 일이 숙제가 아니라 기쁨이 되도록 마음을 새롭게 하옵소서.
내일 아침이면 저희는 다시 일터와 학교로 흩어집니다. 월요일 출근길과 등굣길에 오늘 붙잡은 말씀 한 줄을 품고 집을 나서게 하옵소서. 일교차가 큰 요즘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서는 가족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게 돌보아 주옵소서. 일하는 곳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을 택할 용기를 주시고, 공부하는 자녀들에게는 집중할 힘을 더해 주옵소서. 저녁 밥상에 둘러앉은 가족이 서로의 하루를 묻고 귀 기울여 듣는 집이 되게 하옵소서. 회의와 마감에 쫓기는 이들에게는 차분한 마음을 주시고, 일자리를 찾는 이들에게는 길을 열어 주옵소서. 운전하는 이들의 손을 붙드시어 출퇴근길 사고가 없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 성도들이 한 주 동안 저마다 선 곳에서 말씀대로 살아 내게 하옵소서. 다음 주일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저희 신앙의 뿌리가 말씀 위에 다시 내려지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몸이 불편하여 이 저녁 자리에 오지 못한 이들에게 위로를 베푸시고, 하루 종일 봉사한 이들의 고단한 몸을 쉬게 하여 주옵소서. 처음 교회에 나와 낯선 하루를 보낸 이들도 이 공동체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하옵소서. 환절기에 기침과 몸살로 고생하는 지체들을 낫게 하여 주옵소서. 소그룹으로 모여 말씀을 나눈 지체들이 서로의 기도 제목을 한 주 내내 기억하게 하옵소서. 교회학교 교사들이 다음 주 공과를 준비하며 먼저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
지금 강단에 서시는 담임목사님께 맑은 목소리와 새 힘을 주시고, 전하시는 말씀이 저희 걸음을 비추는 등불이 되게 하옵소서. 찬양으로 섬기는 이들의 노래가 졸음을 깨우고 마음을 열게 하옵소서.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어두운 밤길을 지켜 주시고, 오늘 밤 깊은 잠으로 쉬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새 힘으로 한 주의 첫날을 열게 하옵소서. 반주와 음향, 안내로 저녁 예배를 섬기는 이들의 수고도 받아 주옵소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저희 가운데 머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