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저희 길을 비추시는 하나님 아버지,
한 주의 한가운데, 일터와 집안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주님 앞에 나아왔습니다. 저녁 바람이 제법 서늘해진 이 계절에도 저희를 지켜 주시고 다시 말씀 앞에 앉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지나는 동안 크고 작은 일 속에서 저희를 붙드신 손길을 기억합니다. 이달은 말씀으로 돌아가자 외쳤던 믿음의 선배들을 떠올리는 달입니다. 오직 성경을 붙들고 진리를 지켰던 그 신앙이 오늘 저녁 저희 안에서도 살아나게 하옵소서. 들녘의 곡식이 익어 가듯 저희 믿음도 말씀 안에서 단단히 여물어 가기를 원합니다.
주님, 이번 주 초반을 돌아보며 고백합니다. 주일에 받은 은혜를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벌써 잊어버렸습니다. 성경책은 가방 속에 넣어 두고 휴대전화 화면만 오래 들여다보았습니다. 회의 자리와 식탁에서 덕이 되지 않는 말을 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냈습니다. 말씀보다 세상의 소식에 더 귀를 기울였던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개혁자들이 목숨 걸고 지킨 말씀을 저희는 너무 가볍게 여겼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묵상 책을 덮어 둔 날이 펼친 날보다 많았습니다. 무뎌진 마음 밭을 갈아엎어 주셔서 다시 말씀을 사모하는 심령으로 바꾸어 주옵소서.
이 시간 펼쳐질 말씀 앞에 저희 마음을 엽니다. 수요일마다 한 장씩, 한 절씩 말씀을 깊이 살피는 이 자리가 저희 신앙의 뿌리를 깊게 하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말씀을 전하실 담임목사님께 깨달음과 힘을 더하여 주시고, 피곤한 몸으로 앉은 성도들의 눈을 밝혀 주옵소서. 들은 말씀을 수첩에 적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목요일과 금요일의 일터에서 살아 내게 하옵소서. 말씀이 저희를 꾸짖을 때는 겸손히 받고, 위로할 때는 기쁨으로 받게 하옵소서.
남은 한 주를 주님께 올려 드립니다.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과 내일 아침 다시 마주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녁 이 자리에서 새 힘을 얻어 남은 날들을 넉넉히 감당하게 하옵소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감기와 몸살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희 가족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 바쁜 걸음 중에도 서로 안부를 묻는 따뜻한 가정이 되게 하옵소서. 자녀와 마주 앉아 성경 한 장을 함께 읽는 가정이 늘어나게 하옵소서. 다음 달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한 해 받은 복을 미리 세어 보는 한 주를 살게 하옵소서.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중보합니다. 주중의 피곤함 때문에 이웃을 위한 기도가 짧아지지 않게 하옵소서. 진실보다 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시대에 이 땅의 지도자들이 정직한 말과 바른 판단으로 백성을 섬기게 하옵소서. 일자리를 잃고 내일을 걱정하는 이들, 늘어나는 빚으로 잠 못 드는 가정에 살길을 열어 주옵소서. 가을걷이에 한창인 농촌과 어촌의 수고에 보람을 더하여 주옵소서. 거짓 가르침과 자극적인 말들이 넘치는 때에 성도들이 분별의 눈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도 주님의 위로가 닿게 하옵소서.
병상에서 이 저녁을 보내는 성도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수술을 앞둔 이에게 담대함을, 오랜 투병에 지친 이에게 소망을 주시고 영육간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피로도 덜어 주옵소서. 홀로 사시는 어르신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쌀쌀해지는 날씨 속에서 외롭지 않게 하옵소서. 몸이 아파 오늘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 성도들이 집에서 드리는 기도에도 응답하여 주옵소서.
우리 교회를 말씀 위에 굳게 세워 주옵소서. 각 기관과 구역이 서로 돌보며 추수감사절을 기쁘게 준비하게 하옵소서. 중간고사를 치르고 지친 학생들과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말씀 안에서 방향을 찾게 하옵소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지혜를 주옵소서. 구역과 소그룹마다 성경을 함께 읽고 나누는 기쁨이 회복되게 하옵소서. 다음 세대가 화면 속 짧은 영상보다 말씀의 깊은 맛을 먼저 알게 하옵소서. 낯선 땅에서 그 나라 말로 성경을 번역하고 가르치는 선교사님들을 지켜 주시고, 그곳에도 말씀이 뿌리내리게 하옵소서.
이 저녁 예배를 위해 먼저 와서 자리를 정돈하고 찬양으로 섬기는 손길을 복되게 하여 주옵소서. 반주와 방송, 안내로 수고하는 이들의 헌신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함께 드린 이 예배를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말씀의 여운이 머물게 하옵소서. 남은 날 동안 이 말씀을 되새기며 주일에 다시 기쁨으로 모이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 살아 있는 말씀으로 오늘도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