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나중이 되시며 새날을 여시는 하나님 아버지,
새해를 열어 주신 주님께 첫 주일 예배를 올려 드립니다. 묵은해의 수고와 눈물을 지나 다시 새 출발선에 서게 하시니 그 은혜가 크고 놀랍습니다. 지나온 열두 달 동안 저희가 넘어질 때마다 붙들어 주시고, 길을 잃을 때마다 바른 길로 돌이켜 주셨습니다. 저희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주님의 신실하심이 저희를 데려오셨음을 고백합니다. 지난해 저희 곁을 떠난 이들의 빈자리에도 주님의 위로가 머물렀음을 기억합니다. 달력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으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낯선 새해 앞에서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한 해의 첫 시간을 세상일보다 예배에 먼저 드리게 하시니 이것이 저희의 기쁨이요 자랑입니다.
주님, 새 마음을 구하기 전에 묵은 마음을 먼저 내어놓습니다. 지난 한 해 저희는 바쁘다는 이유로 말씀을 펴지 않은 날이 많았고, 기도보다 걱정을 먼저 붙들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주고도 사과를 미루었으며, 받은 은혜를 금세 잊고 불평을 앞세웠습니다. 남의 허물은 크게 보면서 제 안의 교만은 작게 여긴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이 모든 허물을 십자가의 사랑으로 덮어 주시고, 정결한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게 하옵소서. 사흘이면 무너지는 결심이 아니라 날마다 주님께 돌아오는 순종이 저희 안에 자라게 하옵소서.
새해를 맞은 이 땅에도 주님의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공평과 정직으로 일하게 하시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귀를 열고 대화하게 하옵소서.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 빠듯한 살림을 걱정하는 가장들, 가게 문을 열며 한숨짓는 이웃들에게 살길을 열어 주옵소서. 추운 겨울을 홀로 견디는 어르신과 쪽방의 이웃들이 따뜻한 손길을 만나게 하옵소서. 전쟁과 재난으로 새해를 기뻐할 수 없는 땅에도 평화의 아침이 밝아 오게 하옵소서. 새해에는 이 땅의 집집마다 웃음이 늘고, 젊은이들이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저희 가정과 일터의 새해를 주님 손에 올려 드립니다. 새 학기를 기다리는 자녀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주시고, 진학과 취업을 앞둔 이들의 앞길을 밝혀 주옵소서. 일터마다 정직하게 땀 흘리는 성도들이 인정받게 하시고,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넉넉한 쉼도 허락하옵소서. 부부가 서로를 아끼고, 부모와 자녀가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새해에는 더 깊어지게 하옵소서. 새 보금자리를 찾는 가정, 새 식구를 기다리는 가정마다 주님의 손길이 먼저 닿게 하옵소서. 연로하신 부모님들이 새해에도 강건하시고, 자녀들은 효도의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새해에도 주님의 몸 된 공동체로 든든히 서게 하옵소서. 교회가 정한 새해의 계획들이 사람의 열심이 아니라 주님의 뜻 위에 세워지게 하옵소서. 새해에 맡겨진 직분과 사역을 감당할 일꾼들에게 처음 사랑과 겸손한 마음을 주옵소서. 질병으로 새해를 병상에서 시작하는 성도들을 어루만지사 영육간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외로움과 낙심 가운데 있는 성도들이 교회 안에서 따뜻한 형제자매를 만나게 하옵소서. 처음 발걸음한 새가족들이 이곳을 믿음의 집으로 삼아 뿌리내리게 하옵소서. 온 성도가 서로의 짐을 나누어 지며 사랑으로 하나 되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세계 곳곳에서 복음의 씨앗을 심는 선교사님들을 새해에도 지켜 주옵소서. 낯선 땅에서 건강을 잃지 않게 하시고, 눈물로 뿌린 씨앗이 풍성한 열매로 돌아오게 하옵소서. 선교지마다 닫힌 문이 열리고, 그 땅의 교회들이 든든히 세워지게 하옵소서. 선교사 자녀들이 낯선 환경에서도 믿음 안에서 밝게 자라게 하옵소서.
교회학교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키가 자라듯 믿음도 쑥쑥 자라게 하시고,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지치지 않는 사랑을 부어 주옵소서. 청년들이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새해의 길을 정하게 하옵소서. 새해에 처음 교회학교에 오는 아이들이 따뜻하게 환영받게 하옵소서. 부모들이 가정에서 먼저 믿음의 본을 보이게 하옵소서.
이 시간 새해의 첫 말씀을 증거하실 담임목사님을 성령으로 붙들어 주옵소서. 오늘 들려주시는 말씀이 저희 마음 밭에 깊이 심겨 한 해 내내 꺼내 보는 등불이 되게 하옵소서. 말씀을 들을 때 저희 귀가 열리고, 들은 대로 살아갈 용기를 주옵소서. 찬양으로 섬기는 성가대와 예배의 자리를 준비한 손길들을 복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 예배를 시작으로 새해의 모든 주일이 주님을 높이는 기쁜 잔치가 되게 하옵소서.
새해의 첫걸음부터 저희와 동행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