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A4 세로 · 맑은 고딕 14pt · 2쪽 이내

사순절 첫째 주일 대표기도문 (해마다 쓰는 절기 기도)

십자가의 길로 저희를 부르시는 하나님 아버지,

사순절의 첫 주일을 맞아 낮은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아와 예배드립니다.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사십 일의 여정을 오늘 함께 시작합니다. 광야에서 사십 일을 금식하시며 시험을 이기신 주님을 기억합니다. 배고픔과 유혹 앞에서도 아버지의 뜻만 따르신 주님께서 저희를 위해 십자가까지 걸어가셨습니다. 그 길 끝에서 얻은 은혜로 오늘 저희가 이 자리에 서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절기이지만 이번 사순절은 습관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지키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저희를 위해 가신 길을 생각하면 저희의 작은 절제는 아무것도 아님을 압니다. 그래도 이 작은 걸음을 기쁘게 받아 주옵소서.

주님, 저희의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십자가를 말하면서도 손해 보는 일은 피하고 편한 길만 골라 걸었습니다. 작은 수고에도 불평하고 이웃의 아픔에는 쉽게 눈을 감았습니다. 넘치게 누리면서도 감사보다 갖지 못한 것을 더 아쉬워했습니다. 이 사순절에 저희 안의 욕심을 내려놓고, 먹고 즐기는 일을 조금 줄여 그 자리를 기도로 채우게 하옵소서. 절제가 자랑이 되지 않고 주님께 더 가까이 가는 길이 되게 하옵소서.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고 주님께 돌아가는 참된 회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말로는 주님을 따른다 하면서 실제로는 세상의 기준을 더 두려워했던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이 나라와 민족을 주님께 올려 드립니다. 이 땅의 지도자들에게 낮은 곳을 살피는 마음과 바른 판단을 주옵소서. 서로를 탓하는 말이 줄고, 어려운 이를 먼저 돌아보는 사회가 되게 하옵소서. 아직 찬 바람이 남은 계절에 생활비 걱정으로 움츠린 이웃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병상에서 봄을 기다리는 이들과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길을 열어 주옵소서.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땅에도 주님의 평화가 임하게 하옵소서. 저희가 사순절에 아낀 것이 이웃의 식탁을 채우는 나눔이 되게 하옵소서. 봄을 앞두고 농사를 준비하는 농어촌의 이웃들에게도 좋은 날씨와 소망을 주옵소서. 이 땅의 아이들과 청년들이 내일을 포기하지 않게 하옵소서.

저희 가정을 붙들어 주옵소서. 이 사순절 동안 가족이 함께 짧은 말씀이라도 읽고 기도하는 저녁을 갖게 하옵소서. 새 학기를 맞아 낯선 교실에 적응하는 자녀들에게 좋은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일터에서 지친 성도들에게 새 힘을 주시고, 정직이 손해처럼 보일 때에도 주님의 길을 택하는 용기를 주옵소서. 일하는 자리에서도 십자가를 지신 주님의 섬김을 닮게 하옵소서. 새로운 직장과 부서에서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좋은 동료를 만나게 하옵소서. 사순절의 절제가 가정 안에서는 짜증 대신 오래 참는 사랑으로 나타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사순절을 경건하게 지키게 하옵소서. 새벽기도와 성경 읽기, 금식과 나눔에 참여하는 성도들에게 은혜를 더하시고, 처음 품은 결심이 끝까지 이어지게 하옵소서. 몸이 아파 함께하지 못하는 성도들을 주님께서 찾아가 주시고 영육간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마음의 짐을 안고 예배에 나온 이들에게 십자가의 위로가 임하게 하옵소서. 교회를 섬기는 일꾼들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기쁨으로 수고하게 하옵소서. 사순절 동안 교회가 함께 정한 실천이 짐이 아니라 은혜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처음 교회에 온 이들도 이 절기의 뜻을 알고 함께 걷게 하옵소서.

복음을 들고 먼 곳에 나가 있는 선교사님들을 지켜 주옵소서. 그들이 서 있는 땅에서도 십자가의 사랑이 전해지고,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되게 하옵소서. 교회학교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사순절의 뜻을 쉬운 말로 배우게 하시고, 주님의 고난이 자신을 위한 사랑이었음을 알게 하옵소서.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도 지혜와 기쁨을 주옵소서. 다음 세대가 화려한 것보다 주님의 낮아지심을 닮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옵소서.

오늘 말씀을 전하실 담임목사님을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여 주옵소서. 선포되는 말씀이 저희를 십자가 앞으로 이끌고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은혜가 되게 하옵소서. 찬양으로 섬기는 성가대와 예배를 위해 일찍 나온 봉사자들의 손길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이 예배를 시작으로 사십 일의 걸음마다 주님을 더 깊이 알아 가게 하옵소서. 말씀 앞에서 저희의 숨은 죄가 드러날 때 피하지 않고 엎드리게 하옵소서. 성도들의 마음이 한자리에 모여 사순절을 함께 여는 예배가 되게 하옵소서.

저희를 위해 광야를 지나 십자가까지 걸어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