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를 감사하며 주님 앞에 나아왔습니다. 봄에 비를 내리시고 여름에 햇볕을 주시며 가을에 열매를 거두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저희 손으로 수고한 것 같으나, 땀 흘릴 힘도, 일할 자리도, 거둔 열매도 모두 주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숨 쉬는 공기와 하루의 양식, 함께 예배하는 믿음의 가족까지 무엇 하나 저희가 만든 것이 없습니다. 올해도 저희 식탁을 비우지 않으시고,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일터를 지켜 주셨습니다. 오늘 드리는 감사가 내년 이맘때까지 이어지게 하옵소서. 이 모든 은혜 앞에서 저희가 드릴 것은 감사의 고백뿐입니다.
돌아보면 올 한 해 기쁜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병상에서 보낸 시간도 있었고, 일이 막혀 마음 졸인 날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날에도 주님은 저희 곁을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고 밭에 먹을 것이 없어도 즐거워하겠다고 고백한 하박국 선지자가 있습니다. 그처럼 형편을 넘어 하나님 한 분으로 감사하는 믿음을 주옵소서. 기도가 응답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던 날에도 주님은 더 좋은 길로 인도하고 계셨음을 이제 깨닫습니다. 그 믿음이 오늘 저희의 고백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감사를 잊고 살았던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받은 은혜는 쉽게 잊고 서운한 일은 오래 기억했습니다. 오늘 이 예배가 입술의 감사에 그치지 않고, 이웃과 나누는 삶으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감사를 마음속에만 두고 표현하지 못했던 가족과 이웃에게, 오늘 고맙다는 말을 전하게 하옵소서. 넘치게 받은 것보다 부족한 것만 헤아렸던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감사보다 불평이 먼저 나왔던 입술을 오늘 정결하게 하옵소서.
이 땅의 농어민과 산업 현장의 일꾼들, 작은 가게를 꾸려 가는 이들의 수고를 기억하여 주옵소서. 올해 거둔 것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들에게 위로와 새 힘을 주시고, 저희 교회가 먼저 그 짐을 함께 지는 이웃이 되게 하옵소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정직과 공의를 주시고, 이 민족이 하나님께 감사하는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흉작과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가정들에게 새 힘을 주시고, 굶주림 속에 있는 세계의 이웃들도 기억하여 주옵소서. 수확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는 넉넉한 마음을 저희에게 주옵소서. 기후의 변화로 농사가 어려워지는 이 땅을 지켜 주시고, 자연을 돌보는 청지기의 사명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과 가게 문을 지키는 상인들에게도 감사의 이유를 주옵소서.
우리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도 감사드립니다. 한 해 동안 예배의 자리를 지키게 하시고, 새로 등록한 가족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자라고, 청년들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붙들게 하옵소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성도들에게 치료의 손길을 베푸시고, 영육간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올 한 해 교회를 섬긴 교사들과 봉사자들, 각 기관의 일꾼들에게 감사의 기쁨을 더하여 주옵소서. 올해 처음 감사주일을 맞는 새가족들에게도 기쁨을 주옵소서. 올해 교회를 떠나 이사한 성도들과 군 복무 중인 청년들도 그 자리에서 감사의 예배를 드리게 하옵소서. 선교지의 성도들도 오늘 함께 감사하게 하옵소서. 새가족으로 이 교회에 온 이들이 첫 감사주일을 기쁨으로 맞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의 감사가 일 년에 한 번 드리는 행사가 아니라 날마다 고백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받은 것을 세어 보는 눈을 주시고, 작은 것에도 고맙다고 말하는 입술을 주옵소서. 감사가 가정과 일터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되게 하옵소서. 감사의 고백이 다음 세대에게 신앙의 유산으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감사의 예배가 교회 밖 이웃에게 전하는 복음의 이야기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 정성으로 준비한 감사의 예물을 기쁘게 받아 주시고, 드린 손길마다 넘치도록 채워 주옵소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실 담임목사님께 성령 충만함을 주시고, 말씀을 듣는 저희 모두가 감사의 이유를 새롭게 발견하게 하옵소서. 예배를 위해 준비한 성가대와 봉사자들, 강단과 성전을 정성껏 꾸민 손길도 축복하여 주옵소서. 감사 예물이 구제와 선교로 흘러가 더 많은 이들이 감사의 이유를 찾게 하옵소서.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가정마다 감사의 식탁이 차려지게 하옵소서.
남은 한 해도 감사로 살아가기를 소원하며, 우리의 참된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